아이들 영어

[엄마표영어] 파닉스는 언제부터?

dalbodre555 2020. 6. 24. 00:15

영어 유치원 정규 과목에 반드시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파닉스입니다.

파닉스는 모두 알다시피 각 알파벳이 내는 음가를 알고 조합하여 글씨를 읽어내는 과정이에요.

참 아쉬운 부분은 많은 아이들이 이 파닉스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ㅠ 

 

하지만 파닉스를 하기 전에

 

먼저, 리스닝&스피킹이 먼저입니다.

 

영어책을 듣고, 영어 노래를 즐겨 듣는 아이들은

그 듣기만을 즐기는 시간을 "충분히" 누려야 나중에 영어에 속도가 붙습니다  (진리)

 

파닉스도 마찬 가지에요.

 

ㄱ과ㅏ가 합하면 '가' 소리가 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모든 아이들에게 쉬운 것은 아니에요.

 

실제로 파닉스 수업을 하다 보면 C A N 각각의 소리는 알지만

합쳐지는 것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이 정말 너무 많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각각의 음가를 반복해서 소리 내주고 CD를 틀어 주고 하는 과정들을 너무 일찍 학습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이 듣고 익숙해진 언어라면 엄마가 읽어 주는 책을 보며 소리와 글자를 맞추어 나가는 시기가 오니까요. 

 

실제로 저희 두 아이들은 파닉스 과정을 교재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A를 보고 이게 뭐야? 라고 물어보면 '에이' 라고 알려주는 대신 '아'라고 음가로 읽어 주었습니다. 영어권 아이들은 음가로 먼저 배우고 그 글자의 이름을 나중에 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방법으로 해 보았죠.

 

두 아이다 파닉스 교재 한 권 없이 리딩 과정으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사실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은 강력 슈퍼 초 울트라 추천하는 시리즈가 있긴 합니다.

 

물론, 그 책을 사용 하기 이 전에 수백권 읽은 영어 책을 통해 많은 단어들의 의미를 이미 알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여유롭게 눈이 글자를 따라갈 수 있었고, 그 덕에 리딩 과정으로 들어가자마자 읽는 실력이 한순간에 뻗어 나갔습니다. 

 

절대 영어 한 마디 못 알아 듣는 아이에게 이 책을 주면 안 됩니다.ㅠㅠ 그 순간 영어는 학습이 될 수 있으니까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잘 활용하는 책은 아닌!!

 

ORT!!! Reading Tree House!! 

 

아.. 이 시리즈.. 대박.. 

 

글자 하나 없는 레벨1부터 하루에 2권씩 함께 보는데, 책 내용이 단순하고 재미있어 배꼽이 떨어져라 웃으며 반복해서 봤어요.

같은 단어가 반복되고, 자연스럽게 파닉스를 접할 수 있는 책이라 두 아이다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큰 아이가 6살 때 비영어권 나라로 잠시 나와 살게 되었는데, 영어에 끊임없이 노출해 주었지만 학습이란 것을 해 본적도 그림책 외의 영어교재를 사용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유치원에 다니며

 

실제로 영국 원장님께서(원어민은 이 분 한 분뿐이었다ㅠ) 이 교재를 아이들에게 매일 한 권씩 읽게 하셨고,

그게 4시간 과정 중에 유일한 '학습'이었습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있는 라이팅 시간은 소리 나는 대로 쓰고 '절대' 고쳐주지 않으셨고 고쳐주지 말라 하셨다. 맨 처음 써 온 문장은 "I laik mam." 그 문장 하나를 보고 얼마나 감동받았는지.. ㅎㅎ  한국 영어 유치원 6세였으면 잘하는 아이들은 영어 일기도 줄줄 써 내려가는 실력을 알지만... 

 

저는 느림보 엄마이기 때문에.. (빨리 간다고 끝까지 빠르진 않다는 것을 현장에서 너무 많이 봐었거든요..ㅠ)

 

어쨌든,

 

이 책을 보고 또 보고 너무 사랑하던 두 아이를 위해 어렵게 중고로 레벨 5~9를 구해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그 날,

 

큰 아이는 쉬지 않고 그 책들을 한 자리에서 다 보았습니다.

챕터북을 읽는 지금도 여행갈 때 꼭 챙기는 시리즈이고,

심지어 둘째 아이도 처음엔 제가 읽어주거나 혼자 그림만 보았는데, 지금 누나가 다니던 유치원에서 하루에 한 권씩 읽기를 하며 (코로나로 4달째 집에 있지만.) 한 번 더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만 집어 들기 시작하면 20~30권씩은 연달아 봐 저에게 잠시 휴식시간이 되어주는 효자템이지요.

 

이 책이 잘 활용된 이유는

 

1. '학습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

 

2. 영어로 읽어 줄 때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단계에 시작 했다는 것.

 

3. 그리고.. 퀴즈.. 문제.. 어휘.. 이런 학습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 

 

(당연히 해 주는 대로 다 쑥쑥 잘 받아들이는 어마어마한 아이들도 많다는 것을 알지만, 

학습지 한 장 안 풀어 본 우리 아이들처럼 지극히 평번한 아이들을 기준으로....)

 

읽어 주길 원하면 읽어 줬고, 그림만 보고 싶어 할 땐 그러라고 했습니다. 다른 일을 해야 할 땐 CD를 틀어놓고 그 책들을 옆에 놓아주기도 했구요. 늦게 시작한 만큼 후르르륵 이 시리즈로 파닉스를 한 번 쭈욱 정리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영어 유치원에서 알게 된 많은 종류의 파닉스 교재들을 보면서 정말 놀라울 만큼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결혼도 안 했던 때에도, 나중에 아이 낳으면 이 교재 꼭 해줘야지 하고 책장에 간직해 온 교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관에서 수업을 하다 보니 초등학생 때 시작하면 2~3개월이면 끝나는 파닉스 과정을 어린아이들에게 교재로 할 필요는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교재 대신 B 소리를 들려주고, 그 소리 나는 단어들을 함께 하나씩 주고받는 놀이면 충분합니다. 파닉스 과정을 분리시킬 필요 없이 리딩 하며 B소리 알려주고, c소리를 알려주며 천천히 익숙해 지기만 하면 되는거지요.

그리고 짧은 영어책을 함께 읽어나가면 자연히 리딩에 속도가 붙게 되구요.

 

영어로 진로를 정할 만큼 실력을 만끽 하는 아이도 수 없이 만났고,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영어에 전혀 진척이 없어 제자리걸음만 하는 아이도 수 없이 보았습니다. 미국 유치원에서 티칭도 해 봤고, 영어 관련 수백 권의 서적도 정독했고, 테솔 자격증도 한국 대학에서 캐나다에서 다 받을 만큼 한 길을 걸어왔지만, 이론만큼 쉽지는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아는 것의 반의 반도 못 채워 줄 만큼 게으른 엄마입니다. 하지만, 영어 교육 때문에 답답해 하는 주변 엄마들과 알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지인들에게 수 없이 듣는 질문들을 한 번 차곡히 정리해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